코미디 재난 영화 <엑시트> 정보 및 줄거리
영화 《엑시트》는 갑작스럽게 도심을 덮친 유독가스 재난 속에서 평범한 청년이 탈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재난 액션 영화이다. 대학교 산악 동아리의 에이스였던 용남은 졸업 후 수년째 취업에 실패하며 가족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어느 날,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그는 연회장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와 우연히 재회한다. 어색한 분위기도 잠시, 갑작스럽게 정체불명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오르고, 순식간에 도심 전체가 유독가스로 뒤덮이며 일대는 혼란에 빠진다.
도시 전체가 봉쇄되고 구조의 손길도 닿지 않는 상황 속에서, 용남과 의주는 대학 시절 산악 동아리에서 쌓아온 체력과 생존 기술을 활용해 건물 밖으로 탈출하기 위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평범했던 인물이 극한의 상황에서 보여주는 용기와 끈기는 관객에게 현실적인 긴장감과 함께 유쾌한 감동을 전달한다.
《엑시트》는 빠른 전개와 생생한 액션, 그리고 코미디 요소가 적절히 어우러진 작품으로, 재난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돕고 함께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본성과 희망을 그려내며 국내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 등장인물
《엑시트》의 주인공 용남은 한때 대학 산악 동아리의 에이스였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에 실패하며 가족들에게 민폐만 끼치는 백수 청년이다. 과거의 자신감은 사라졌고,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자존감마저 잃어가던 그는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잠재력을 시험받는다. 용남은 위기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산악 동아리 시절 익혔던 클라이밍 기술과 체력을 활용해 길을 뚫어 나간다. 평범한 청년이 점점 주체적으로 변해가는 그의 모습은 관객에게 진한 공감을 안긴다.
의주는 용남의 대학 동아리 후배이자, 현재는 연회장에서 일하는 직원이다. 재회는 어색했지만, 위기 앞에서 두 사람은 과거의 신뢰를 되찾아간다. 의주는 침착하고 빠른 판단력을 지닌 인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볼 줄 아는 강한 인내심을 보여준다. 그녀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용남과 함께 위기를 돌파하는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한다.
또한 용남의 가족들도 극 중 인상적인 존재다.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 어머니와 늘 비교 대상이 되는 형, 그리고 조용하지만 따뜻하게 용남을 응원하는 아버지까지, 각 인물은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반영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처럼 《엑시트》는 재난 속 인물들의 성장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는 작품이다.
영화 평론가 평 모음
앞만 보지 않고, 옆도 뒤도 돌아보며 올라가는 재난영화
가족, 취업, 연애를 짊어지고 벽타는 한국식 왁자지껄 명랑 재난물
청춘, 살아남아
모든 한국적인 것이 재난액션물의 재료가 된다. 묘하게 짜릿하다
임수연 (씨네21) | ★★★★
헬조선 청년 재난에서 짠내나게 탈출하기!
허남웅 (씨네21) | ★★★
감정적 찌꺼기를 남기지 않은 채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빅시즌 영화의 힘
재난, 청춘, 한국.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추린 교집합
한국 청춘들의 현실은 그들에겐 일종의 재난이나 마찬가지다. 정체불명의 가스가 도시를 뒤덮은 가운데 산악 동아리 출신의 두 주인공이 도심을 탈출하기 위해 빌딩 숲 위를 내달린다. 간단하고 선명한 콘셉트로 재난과 현실을 절묘하게 버무렸다. 이야기를 쓸데없이 벌리지 않고 핵심만 간결하게 짚은 덕분에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할 이야기는 다 한다. 특히 익숙한 공간과 소품의 디테일을 활용해 한국 관객들이라면 무릎을 칠만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밝고 명랑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 가운데 재난 영화의 장르적 재미도 유지한다. 가볍게 보면 왁자지껄 웃을 수 있고, 찬찬히 보면 깊이도 두루 갖춘 영리한 대중 상업영화. 선택과 집중.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추린 간결함이 돋보인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발 디딘 세상에 대한 은유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힘없는 사회 초년생 의주(윤아)가 생존을 위해 벗어나야 할 공간과 이들의 삶을 지탱하는 공간은 유형만 다를 뿐 모두 재난 상황이다. 이런 유사성이 스펙터클한 재난의 묘사 없이도 심리적 공포를 느끼게 한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오직 탈출이라는 장면에 집중하니 이야기의 밀도는 상당히 높다.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간과 도구들을 적절하게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공감을 자아낸다. 보는 이의 근육까지 긴장될 만큼 배우들의 액션 연기도 실감 난다. 숱한 벽을 넘고, 장애를 건너야 하는 우리 시대의 청년들에게 현실을 바꾸는 힘은 연대에서 온다는 말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 ★★★★
땀내나는 성취
언제라도 탈출을 꿈꾸는 ‘헬조선’의 청년들이 진짜 재난 상황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엑시트>는 그 상상력 안에서 주인공들의 활약을 응원한다. 이는 사회적 압박에 짓눌려 제대로 뜀박질 한 번 못 해본 동시대 젊은 세대에게 땀내나는 성취 한 번을 안기려는 시도다. 슈퍼히어로 탄생기가 아니라 ‘루저 성공기’에 방점을 찍고 달려나가는 영화의 의지가 사랑스럽다. 주인공들도, 영화도 가만히 있으니 뭐라도 해본다는 자세로 모든 상황을 속도감 있게 돌파해간다. 대가족의 오지랖, 가족 단위 잔치가 벌어지는 이벤트 홀, 네온 사인 간판과 거대한 장식물이 붙은 건물 외벽 등 ‘한국적’ 풍경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끌어들이는 아이디어가 좋다. 조정석이 그가 가진 가장 매력적인 모습들을 물 흐르듯 선보일 때, 함께 거침없이 뛰고 구르는 임윤아가 발군이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 ★★★☆
서바이벌 코리아 2019
한국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상황을 재난 영화의 액션과 드라마에 알뜰히 활용한다. 웨딩홀 외벽에 설치된 뜬금없는 조각상이나 환기구를 공유하는 고깃집과 헬스장처럼 한국 상업 건물 특유의 마감은 클라이밍의 긴장감을 높인다.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 벌어진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백수 용남(조정석)과 고용 불안정 속에서 상사의 진상을 감내해야 하는 의주(윤아)는 그대로 매일이 재난인 세대를 보여준다. 가족을 내세우면서도 신파에 젖지 않고, 목숨을 걸면서도 산뜻한 재난 영화의 탄생.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 ★★★☆